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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과 변장- 안티몬(Sb), 납(Pb) - 목록

조회 : 8751 | 2012-04-10

마스카라
오랫동안 여성의 전유물이었던 화장은 지금은 남성도 하는 경우가 점차로 늘어나고 있다. 화장의 필수품 중 하나는 속눈썹을 길고 풍성하며 눈매를 매력 있게 만드는 마스카라이다. ‘가면’ 혹은 ‘변장’이라는 스페인어에서 유래한 마스카라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1913년, 윌리엄스의 여동생 메이블은 짝사랑하던 남자친구에게 버림을 받는다. 시름에 빠진 그녀는 자신이 채인 것은 못생긴 눈 때문이라고 자책한다. 이를 딱하게 여긴 윌리엄스는 바셀린과 검은 숯가루를 곱게 섞어 만든 것을 동생에게 주었다. 이것을 눈가에 바르자 그녀의 눈은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달라졌다. 결국 메이블은 남자친구와 결혼에 성공하였다. 1915년, 윌리엄스는 메이블과 바셀린을 합친 ‘메이블린’ 회사를 설립했다. 마스카라의 화려한 외출이 시작된 것이다.




클레오파트라
피부에 색깔을 칠하는 화장은 오래 전부터 행해져 왔다. 화장은 병이나 마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종교적인 의미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었다.










마스카라





차츰 화장은 자신의 종족이나 지위를 나타내었으며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특히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눈 화장은 특이했다. 이집트 벽화에서 화장은 공작석, 터키옥, 숯 등을 빻아서 만든 녹색이나 청색 안료로 눈을 강조했으며, 직선을 눈가 위로 길게 그렸다. 그리고 눈꺼풀과 속눈썹은 검은 가루인 콜(kohl)을 진하게 발랐다. 콜의 주원료는 황화안티몬이었다. 안티몬은 눈물샘을 자극해 건조한 사막에서 생기기 쉬운 눈의 염증을 예방하였으며, 햇빛을 흡수하여 눈부심을 줄일 수 있었다. 안티몬은 여러 광물과 함께 산출되기 때문에 ‘고독하지 않다’는 anti(반대)-monos(고독)에서 유래한다. 눈 화장은 전설적인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BC69년~BC30년) 시대에 최고조에 달했다. 파스칼(1623~1662)이 ‘팡세(수상록)’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지구의 모든 표면이 변했을 것이다'라고 기록할 정도로 아름다웠던 그녀도 화장의 도움을 받았던 것이다. 그녀의 화장법은 시저(BC100년~BC44년)와 안토니우스(BC83년~BC30년)가 이집트를 침공하면서 서양으로 전파되었다. 이후 11세기말~13세기에 8차례에 걸친 십자군 전쟁 당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병사들이 선물로 가져가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눈 화장품을 마스카라로 개발한 것이 윌리엄스였던 것이다.




아이패치
눈 밑에 ‘검은 띠’를 하는 야구 선수들도 많다. 이 띠는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아이패치(Eye-Patch)’다. 사람의 피부는 대사 과정에서 생긴 소량의 기름에 의해 빛이 반사된다. 특히 얼굴에 땀이 흐르면 눈부심이 더 심하다. 빛의 반사가 심한 광대뼈 위에 아이패치를 붙이면 햇빛에 의한 눈부심을 줄어들어 공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화장의 의미
화장이란 신체의 약점 등은 가리며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수단이란 뜻을 가진 외래어이다. 우리나라 말로는 정도에 따라 여러 표현이 사용된다. 대개 야용은 얼굴 화장을, 단장은 몸단장까지를 포함하며, 장신구까지 치장하면 장식이라 불렀다. 특히 옷차림까지 화사하게 차리면 성장이라고 하였다.










화장품들 / (CC) 위키백과(www.wikipedia.org)





화장의 영어 코스메틱과 우주의 영어 코스모스는 같은 Kosmos에 어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둘의 의미는 다르다. 우주의 코스모스는 단순히 우주이지만, 화장의 코스메틱은 ‘우주의 명령’을 뜻한다. 따라서 화장이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신의 명령인 것이다.




박가분
영국의 황금기를 이끈 철의 여왕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는 ‘베니스분’을 얼굴에 하얗게 칠했다. 천연두 자국과 거친 피부를 가리려는 것이었지만 곧 너도 나도 따라하게 되었다. 그런데 차츰 얼굴색이 푸르게 변하면서 피부에 괴질이 생겨났다. 그 이유는 베니스분에 들어있는 납 때문이었다. 의사들은 베니스분의 부작용을 말했지만 여성들의 화장품에 대한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엘리자베스 1세





이것은 영국만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에도 1920년에 판매되기 시작한 최초의 화장품인 박가분(朴家粉)이 있다. 박가분은 한 노파가 팔던 백분을 ‘박승직’의 부인이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백분은 쌀가루로 만들었지만 활석, 백토, 황토를 섞거나 분꽃 씨를 가루로 만들어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얼굴에 잘 붙지 않았기 때문에 잘 붙도록 납 가루, 즉 납분을 섞었던 것이다. 즉, 박가분은 납분이 함유된 위험한 화장품이었던 것이다. 납분은 납 덩어리를 식초에서 가열하여 만든다. 납 조각이 녹으면서 납꽃이라는 흰 가루가 돋아난다. 여기에 흰 조개, 칡, 쌀, 보릿가루 등을 섞어서 납분을 만들었다. 납분은 물과 기름에 잘 녹고 피부에도 잘 붙는 대박 상품이었다. 전국의 방물장수가 박승직의 집으로 모여들었다. 가내 수공업으로 만들어진 박가분은 공급이 부족할 정도로 하루에도 수 만 갑이 팔려 나갔다. 1930년대에는 서가분이나 장가분 그리고 일본제인 왜분과 중국제인 청분이라는 외래품도 판매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납이었다. 특히 박가분을 자주 발랐던 기생들에게 치명적이었다. 얼굴색은 푸르게 변했고 살은 섞어들어 갔으며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하였다. 기생들은 박승직 상점을 고소하였으며 자살까지 시도하였다. 결국 박가분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동동구리무
박가분이 퇴출된 후에 터진 중일전쟁과 곧 이은 태평양 전쟁으로 생필품조차 구하기 힘들었다. 특히 주원료인 ‘글리세린’의 부족해 화장품을 볼 수조차 없었다. 겨우 화장품을 만들어도 담을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크림과 같은 화장품을 덜어서 파는 분매가 유행하였다. 특히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북을 치면서 크림을 팔았던 러시아 행상의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곧이어 많은 행상들이 크림을 큰 통에 지거나 손수레에 싣고 다니면서 북을 둥둥 두 번 친 후 “구리무”하고 외쳤다. 구리무는 크림의 일본식 발음이다. 이후 크림을 ‘동동구리무’라 부르게 되었다.




로마제국의 멸망
연금술사들은 납을 가장 오래된 금속으로 생각했다. 고대 로마인들이 만든 납수도관을 지금도 사용할 정도로 납은 부식에 강하다. 해가지지 않는 제국 로마의 멸망 원인으로는 다양한 설이 제기되었다. 노예제 대농장의 비효율성과 기독교의 전래, 노예 공급의 중단으로 인한 경제 불황, 군인 정신의 쇠퇴, 국가 기구의 비대화 및 과도한 세금과 인플레이션 등을 예로 들고 있다. 1965년, 길피란은 로마제국이 납 중독에 의해 멸망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에 의하면 로마의 상류층은 음식을 납 그릇으로 조리하였다. 배수관과 물 단지도 납으로 만들었으며, 화장품, 약, 염료 등에도 납을 사용하였다. 특히 그들은 포도주의 신맛을 없애고 단맛을 내기 위해 ‘사파’를 첨가했다. 이것은 납 단지에서 포도즙을 끓여 낸 맑은 액으로서 포도주의 신맛을 내는 아세트산과 납이 결합한 초산납이 많았다. 초산납은 ‘납설탕’으로도 불렸다. 설탕이 없었던 당시에는 사파가 감미료였던 것이다.










납으로 만든 잔에 마신 포도주





체내로 흡수된 납은 칼슘 대신에 뼈에 쌓인다. 이것은 변비와 식욕 감퇴, 수족 마비를 일으키며 불임과 유산 등을 유발하였다. 결국 오랫동안 서서히 납에 중독된 상류층의 높은 사망률과 낮은 출생률로 인해 로마는 멸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마인들의 유해에서 정상인보다 80배나 더 많은 납이 검출되기도 하였다.










스페인의 세고비아에 있는 수로/ 위키백과(www.wikipedia.org) (CC) Manuel Gonzlez Olaechea y Franco




테트라에틸납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휘발유의 사용량은 크게 증가하였다. 휘발유는 탄소 6∼10개 정도를 갖고 있는 탄화수소 화합물의 혼합물이다. 그런데 휘발유와 공기가 압축되면서 조기에 점화되어 소리가 나는 노킹 현상은 엔진에 손상을 주고 연료 효율을 떨어뜨렸다. 어떻게 노킹 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까? 1921년, 미즐리(1889∼1944)는 휘발유에 소량의 테트라에틸납을 첨가하면 노킹 현상이 사라지는 것을 발견하였다. 테트라에틸납을 첨가한 유연 휘발유는 1980년대까지 자동차 연료로 널리 이용되었다. 그러나 배기가스와 함께 공기 중으로 배출된 납은 호흡 등으로 체내로 흡수되어, 납 중독과 대기 오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베토벤
베토벤(1770~1827)은 간질환과 수종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베토벤의 머리카락에서 정상인보다 100배나 높은 납이 검출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베토벤





여러 가능성 중 하나는 베토벤은 도나우 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산업혁명으로 도나우 강변에 위치한 많은 공장에서 중금속이 강으로 흘러들었다. 이로 인해 베토벤은 납 중독된 물고기를 먹고 납중독에 걸렸다는 것이다. 다른 주장은 평소 와인을 즐겼던 베토벤이 금속 와인 잔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중독되었다는 것이다. 또는 베토벤의 간질환을 수술할 때 납이 함유된 습포를 덮었기 때문에 중독되었다고도 한다. 어떤 이유로든지 베토벤은 납에 중독되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감마선을 막아라
핵이 분열될 때 방출되는 알파, 베타, 감마선 중에서 속도가 빠른 알파선과 베타선은 10 cm 이내에서 에너지를 잃기 때문에 쉽게 차단된다. 따라서 알파선이나 베타선을 내는 방사성 물질에서 약간만 떨어져 있어도 거의 피해가 없다. 그러나 에너지가 높고 전하를 띠지 않는 감마선은 쉽게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따라서 감마선을 차단하려면 두꺼운 콘크리트, 철판, 납 등을 사용한다. 콘크리트는 효과적이고 싸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의 저장 창고를 지을 때 사용된다. 밀도가 큰 납은 감마선을 내는 방사성 물질을 운반하거나 작게 만들 때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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