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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위하여, 티리안 퍼플 - 브로민(Br) - 목록

조회 : 5933 | 2012-02-21

브로민의 발견
바닷물이 드나드는 염습지 식물을 연구하던 발라르(1802~1876)는 브로민을 발견하였다. 상온에서 수은이 유일한 액체 금속인 것처럼 브로민은 비금속 원소들 중에서는 유일한 액체였다. 브로민의 자극성 냄새로 게이뤼삭(1778~1850)은 악취를 뜻하는 ‘브로모스’에서 브로민이라 불렀다.










브로민과 요오드 / 위키백과(www.wikipedia.org) (CC) Alchemist-hp, (cc) Matias Molnar





그런데 다른 할로겐족 원소들과는 달리 브로민이 액체인 이유는 무엇일까? 플루오린과 염소는 기체, 아이오딘은 고체이다. 이들의 상태는 구성 원자나 분자들 사이에 인력과 이를 분리시키려는 온도에 의존한다. 즉, 원자나 분자가 갖는 열에너지보다 인력이 더 크면 액체나 고체가 되며, 반대의 경우는 기체인 것이다. 브로민과 같은 비극성 분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은 분산력이다. 대개 비극성 분자들은 평균적으로는 양의 성질을 띤 핵과 음의 성질을 띤 전자의 중심이 같기 때문에 중성이다. 그러나 가벼운 전자들이 핵 주위를 움직일 때 순간적으로 양과 음의 중심이 일치하지 않게 된다. 이처럼 전하가 분리된 것을 쌍극자라 한다. 순간적으로 생긴 쌍극자는 주위에 있던 분자를 쌍극자로 만드는데 이것을 유도쌍극자라 한다. 즉, 분산력이란 순간쌍극자를 갖는 분자와 유도쌍극자를 갖는 분자들 사이의 당기는 힘이다.










순간쌍극자와 유도쌍극자에 의한 분산력





분산력은 분자량이 클수록 크게 작용한다. 따라서 분자량이 작은 플루오린과 염소는 기체인 반면에, 중간인 브로민은 액체, 큰 요오드는 고체이다. 연료로 사용되는 메탄, 옥탄, 파라핀은 어떨까? 마찬가지로 상온에서는 분자량이 작은 메탄은 기체, 자동차의 연료인 옥탄은 액체, 양초의 주성분인 파라핀은 고체이다.




소금물, 브로민, 다우
소금물, 특히 간수를 연구하던 다우(1866~1930)는 브로민을 추출하는 전기분해법을 개발하였다. 당시 브로민은 진통제와 필름의 감광제로 사용되고 있었다. 1897년, 다우는 다우케미컬을 설립하고 소금물에서 얻은 물질들을 살충제와 조제약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1900년대 초, 다우가 브로민을 판매할 당시 세계의 화학약품은 독일이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었다. 독일의 브로민은 1 파운드에 49 센트였다. 다우는 미국에서만 브로민을 판매하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영국과 일본에도 36센트에 팔기 시작했다. 이에 독일은 브로민을 생산비보다 낮은 15센트에 미국에 공급했다. 최후의 승자는 누구였을까? 다우는 뛰어난 사업가였다. 그는 대리인을 통해 브로민을 15센트에 모두 구매한 후 27센트에 유럽에 팔았다. 독일은 브로민은 12센트, 10센트로 계속 내렸다. 다우는 계속 브로민을 사들여 유럽에 되팔았다. 독일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브로민으로 자금을 축척한 다우케미컬은 사업을 확장했다. 다우는 인디고 염료를 독일보다 싸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아스피린과 페놀 등을 공급하면서 성장했던 것이다. 세계적인 화학회사 다우케미컬의 시작은 브로민이었던 것이다.




브로마이드
브로마이드는 배우나 가수 사진이 찍힌 대형 사진으로 지금은 작은 사진들도 포함한다. 그런데 왜 브로마이드일까? 사진의 감광제는 할로겐족과 은 화합물인 할로겐화은을 사용한다. 이 중에 브로민화은은 고감도 확대용 인화지에 사용되었다. 이 인화지를 브로마이드 종이라 불렀으며 사진을 브로마이드라 부르게 된 것이다.










사진과 인화





사진을 찍으면 렌즈로 빛이 들어가고, 감광제가 빛을 받으면 은이 금속으로 되면서 잠상을 만든다. 이 필름을 현상액에 넣어 현상된 필름을 정착액에 담그면, 햇빛과 반응하지 않았던 브로민화은이 녹아 실제 물체의 명암과 반대인 음화가 된다. 이 필름 밑에 다시 인화지를 넣고 빛을 비춘 후 현상과 정착 과정을 거치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비록 필름은 얇지만 여러 층으로 되어 있다. 맨 위는 보호막이 코팅되어 있으며, 그 아래 상이 형성되는 유제층에는 감광제인 할로겐화은이 젤라틴과 섞여 있다. 그리고 점착성 물질에 의해 필름에 베이스에 접착된다. 마지막에는 빛이 베이스에서 반사되어 이중으로 감광되는 것을 막는 할레이션 방지층이 있다.




티리언 퍼플
다우케미컬이 합성한 인디고처럼 염료는 옷감이나 가죽에 화학결합으로 착색된다. 울이나 실크는 단백질 성분이기 때문에 음전하를 띤 산(COO-)과 양전하를 띤 아민(NH3+)이 많다. 따라서 전하를 띤 염료들은 주로 천과의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착색된다. 가장 오래된 천연 염료는 자주색의 ‘티리언 퍼플’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염료는 수천 마리의 달팽이 체액으로부터 수 g 밖에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왕이나 귀족만이 사용할 수 있었다. 티리안 퍼플의 주성분은 브로민 화합물인 6,6‘-디브로민인디고였다. 다양한 색깔로 염색할 수 있게 된 것은 염료 합성 기술의 발전이었다. 19세기 중엽, 산업혁명으로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하기 위하여 많은 양의 코크스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폐기물인 끈적끈적한 콜타르( 코크스를 만들기 위해 석탄을 가열할 때 생기는 점성이 크고 심한 냄새가 나는 콜타르에서 염료와 안료가 합성되면서 콜타르는 유기물 합성의 원료로 사용되었다.)가 많이 생겨났다. 이 폐기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호프만(1818~1892)은 콜타르로부터 벤젠과 톨루엔을 분리했으며, 이로부터 아닐린 등을 합성하였다. 1856년 그의 제자 퍼킨(1838~1907)은 말라리아의 치료약인 키니네를 합성하고 있었다. 그는 콜타르에서 나오는 톨루이딘을 원료로 ‘가감법’으로 키니네를 합성하려 했다. 가감법이란 반응물과 생성물의 분자식을 비교해서 성분을 더하거나 빼는 방법이었다. 그는 실험 중 용기 바닥에 가라앉는 검은 덩어리를 발견하였다. 용기를 세척하기 위해 알코올을 부었더니 놀랍게도 아름다운 자줏빛이 나타났다. 이 용액은 비단을 자주색으로 염색시킬 수 있었으며 빨거나 햇빛에 오래 두어도 탈색되지 않았다.










티리안 퍼플 / 위키백과(www.wikipedia.org) (cc) Brochis










모브 염료/ 위키백과(www.wikipedia.org) (CC)Denis Barthel





왕이나 귀족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자주색 염료가 합성된 것이었다. 이 염료는 자주색 들꽃의 이름에서 ‘모브’ 혹은 ‘모베인’이라 불렀다. 모베인의 등장은 섬유산업을 새롭게 발전시키는 전환점이었다.




색깔의 원리
물질의 색깔은 왜 다를까?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 내의 전자들은 다양한 에너지 상태를 갖는다. 그 중 가장 높은 에너지 상태의 전자들은 특정한 빛을 흡수하면, 가장 낮은 비어있는 에너지 상태로 전이한다. 이 때 성분에 따라 두 에너지 간격이 다르기 때문에 흡수하는 빛의 파장과 색깔이 다른 것이다. 만약 흡수되는 에너지가 가시광선이면 눈으로 볼 수 있는 색깔로 나타난다. 붉은색 꽃의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가시광선 영역인 460~600 nm 영역의 빛을 흡수하고, 붉은색의 빛은 반사하기 때문에 붉은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인디고 블루
티리언 퍼플과 함께 많이 사용했던 것은 청남색을 내는 인디고 염료였다. 인도에서 온 물질이라는 뜻의 인디고는 콩과식물인 인디고페라에서 얻었으며, 1850년부터 캘리포니아의 노동자들의 질긴 작업복을 염색하면서 각광을 받았다. 이로 인해 1897년 인디고페라의 재배는 인도의 주요 산업이었다. 1880년, 바이엘(1835~1917)은 인디고를 합성하였다. 그러나 이것을 대량 생산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 후 17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인디고를 경제적인 방법으로 합성하려 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1893년, BASF는 콜타르에서 얻은 나프탈렌으로 우연히 합성법을 발견하였다. 어떤 우연이었을까? BASF의 사퍼는 나프탈렌을 발연황산과 함께 가열하면서 실수로 온도계를 망가뜨려 수은이 반응용기 속에 흘러 들어갔다. 수은은 황산과 반응하였고, 황산수은은 나프탈렌을 무수프탈산으로 바꾸었다. 즉, 황산수은이 나프탈렌을 무수프탈산으로 산화하는 촉매였던 것이다. 무수프탈산을 인디고로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1897년, BASF가 ‘인디고’를 판매하자, 비싼 천연 인디고는 이내 사라졌다. 엄청난 금액을 투자했던 BASF는 불과 몇 년 사이에 투자비용보다 훨씬 큰 수익을 올렸다. 초기에 합성했던 대부분의 합성염료들과는 달리 인디고는 오늘날도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다. 놀라운 것은 티리안 퍼플과 인디고의 차이는 단지 브로민이 있는 것과 없는 것뿐이었다. 딸기 우유의 분홍색은 딸기 즙일까?










딸기우유와 연지충





딸기 우유의 분홍색은 코치닐 염료에 의해 나타난다. 이것은 멕시코에서 자라는 선인장에 기생하는 연지충에서 추출하며, 10만 마리의 연지충으로 단 1 kg의 염료를 얻을 수 있을 뿐이었다. 딸기 우유는 우유에 딸기 맛을 내는 첨가물과 함께 코치닐 염료 등을 섞어서 만든다.




염색체
콜타르 염료는 섬유뿐만 아니라 세포 유전학에도 큰 진전을 가져왔다. 1882년에 플레밍(1843~1905)에 의해 발견된 염색체도 세포를 특수하게 염색하면서 알려진 것이다. 염색체는 염색에 의해 눈으로 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염색체라 부르게 되었다.










플레밍의 저서에 수록된 도룡뇽 세포 염색체





플레밍은 세포분열에서 염색체가 딸세포로 나누어지는 유사분열을 발견했다. 그는 멘델의 유전법칙을 몰랐기 때문에, 자신의 연구를 유전과 연관 짓지는 못했다. 그가 발견한 유사분열과 염색질은 인류 역사상 100대 발견의 하나로 손꼽히며, 세포생물학의 10대 주요 사건으로도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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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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