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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레~ - 철(Fe), 구리(Cu) - 목록

조회 : 7912 | 2012-01-03

한강의 기적
1962년, 한국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조국 근대화를 위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되어 1996년 제7차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기적에는 철이 있었으며 우리나라는 고대국가 변한 시대에 이미 일본에 철을 수출했던 철의 나라였던 것이다. 1968년, 포항 영일만의 허허벌판에 철강으로 나라를 위한다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의 핵심인 제철소가 세워졌다. 철은 자동차, 조선, 건설업 등의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금속이었다. 아무런 기반도 없는 우리나라에서 제철소 건설은 신화를 창조하는 일이었다. 그로부터 40 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매년 수천 만 톤의 철강을 생산한다. 영일만에서 시작된 철강 산업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철을 만들다



철과 구리
알루미늄 다음으로 풍부한 철은 BC 4,000년 경부터 사용되었지만, 구리는 BC 5,000년경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 왜 철이 구리보다 단단하고 매장량이 풍부했음에도 청동기시대가 더 먼저 시작되었을까?










철과 구리




청동기 시대
그러나 처음에 사용했던 것은 구리와 주석의 합금인 청동이었다. 청동은 구리보다 단단하면서도 쉽게 용융되기 때문에 주조가 쉬웠으며 돌이나 순철로 만든 도구보다 훨씬 더 우수했다.










청동 거울





그럼에도 철로 도구를 만들었던 것은 구리와 주석, 아연 등은 생산량이 적으며 청동은 쉽게 깨졌기 때문이었다. 청동기는 주로 장신구나 무기에 쓰였으며, 주로 만주에서 발견되는 비파형 동검과 한반도의 세형 동검은 권력을 상징하는 도구였다. 청동기의 특징 중 하나는 농경생활이다. 여러 청동기 유적지에서 발견된 불에 탄 벼는 정착 생활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청동으로 만든 농사 도구들이 제작되면서 어로나 수렵 생활에서 벗어나 부족 국가 단위의 나라가 형성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청동, 황동, 백동
가장 오래된 구리 합금인 청동은 황동이 나타나기 전까지 2000∼3000년 동안 사용되었다. 청동은 구리와 주석 광산에서 우연히 발생한 산불로 나무가 타서 생긴 탄소와 열에 의하여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포항 호미곶에 있는 상생의 손(청동)




놋쇠로 불리는 황동은 구리와 아연의 합금으로 가장 많이 쓰였다. 십원 동전에 쓰였던 것이 황동이며, 지금은 알루미늄 금속 표면에 구리를 덧씌워 사용한다. 백동은 구리에 니켈이 10~30% 정도 함유된 합금이다. 이것은 은색을 띠기 때문에 은화 대용의 동전에 사용된다. 오십원, 백원, 오백원 동전은 백동으로 만든다.










다양한 합금으로 만든 동전




세계문화유산, 에밀레종
신라의 뛰어난 주조기술(금속을 녹여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기술)은 범종과 금동불에 잘 나타나 있다. 그 중에서도 손꼽히는 것은 ‘에밀레종’으로 알려진 국보 29호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성덕대왕신종이다. 22 톤이 넘는 에밀레종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간단한 청동기는 활석이나 사암처럼 무른 두 개의 암석에 형태를 새긴 후 이들을 합친 거푸집에 청동을 부어 만든다. 커다란 범종은 밀랍 주조법으로 만들었다. 벌집의 재료인 밀랍은 가공이 쉬워 섬세한 무늬를 그릴 수 있었다. 먼저 종 모양의 밀랍에 무늬를 새긴 후 진흙을 바른다. 이것을 가열하면 밀랍이 녹아내면서 진흙으로 된 거푸집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청동을 부어 종을 제작하는 것이다.










성덕대왕신종 (cc) 위키피디아(http://wikipedia.org) 퍼블릭 도메인





에밀레종의 제작에는 무려 34년이 걸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한 청동기와는 달리 범종은 엄청난 양의 끓는 청동을 한꺼번에 거푸집에 부어야 한다. 이때의 압력을 견디려면 거푸집이 튼튼해야 한다. 또한 거푸집 안의 공기가 빠져나온 자리에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공기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과 같은 많은 기술이 필요했다. 에밀레종 위쪽의 음관은 고주파의 잡음을 제거한다. 또한 종의 밑에 패인 명동은 공명으로 좋은 소리가 나도록 한다. 특히 에밀레종은 울림에서 원래 소리와 되돌아오는 소리가 보강되거나 소멸되는 ‘맥놀이 현상’에 의해 은은한 소리가 난다.




에밀레종을 옮겨라
1975년, 에밀레종을 구경주박물관에서 현재의 박물관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신라 금속기술의 우수성이 다시 확인되었다. 이동시킨 종을 종각에 걸기 위해 강철로 종고리를 새로 만들었다. 종고리를 시험하기 위해 28 톤의 강철 덩어리를 미리 매달아보았으나 종고리는 이내 휘어지고 말았다. 에밀레종을 매달려면 특수강의 직경은 15 cm가 되야했지만, 종고리를 끼울 구멍은 불과 9 cm였다. 여기에 에밀레종을 매달려면 수많은 가닥의 철사를 꼰 형태로 만들면 되지만 모양이 어울리지 않았다. 결국 에밀레종을 매달기 위해선 창고에서 빼두었던 원래의 종고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종고리는 넓고 기다란 판을 두드리면서 말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철사를 꼬은 것과 강도가 비슷했던 것이다. (이제야 털어놓는 에밀레종 옮길 때의 이야기‘, 한국인 1985년 11월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주조하기 쉬운 청동은 불상의 재료로 널리 사용되었다. 그런데 불상에 금을 입힌 금동불은 어떻게 만들까? 청동 위에 금박을 입혔을까? 밀랍 주조법으로 정교하게 완성된 불상은 마지막으로 수은 아말감법으로 금을 입힌다. 먼저 금가루를 수은과 섞은 아말감을 청동불의 표면에 바른 후, 살짝 가열하면 휘발성이 강한 수은만 날아가고 얇은 금박만 남는 것이다. 이것은 모래에서 금을 채취하는 아말감법과 같다.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cc) 위키피디아(http://wikipedia.org) 퍼블릭 도메인



철기의 도래
채광과 야금 기술이 발달되면서 마침내 고대국가 히타이트(Hittite)( BC1700~BC1200 년에 터키의 아나톨리아 반도에서 흥망했던 고대 제국)에서는 기원전 1300년경, 철로 무기나 도구를 만들었다. 그들은 철기와 말이 끄는 전차를 바탕으로 강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철 야금 기술은 이집트,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전래되었다. 철기로 인해 급격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괭이와 삽, 따비, 낫, 손칼 등의 철제 농기구를 사용하면서 농업생산력이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었다. 증가한 생산물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돌이나 청동으로 만든 무기는 철기 앞에서 사라져갔다.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의 고대 국가의 정복전쟁은 철기와 함께 시작되었다.




철광석에서 철의 분리
히타이트가 사용했던 철은 탄소와 불순물이 많아 잘 부러졌다. 11세기 유럽에 수차가 보급되면서 제철 기술은 발전하기 시작했다. 1000 oC 이상으로 가열하면서 양질의 철이 생산되었다. 18세기에는 증기기관으로 센 바람을 불어 넣어 철을 쉽게 대량 생산하였다. 18~19 세기의 산업혁명은 이러한 제철법을 배경으로 진행되었다. 제련이란 철광석과 사철(암석 중에 들어있던 자철광이 부서져 강이나 바다에 쌓인 광물)에서 철을 분리하는 것이다. 철광석은 보통 30~70%의 철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용광로에 넣기 전에 일정한 크기로 잘게 부순다. 철광석, 코크스(석탄을 1,000~1,300도에서 열처리한 것으로 철광석을 용광로에서 녹이는 연료이자 철을 철광석에서 분리하는 환원제이다.), 석회석은 용광로에 넣어져 서서히 아래로 떨어진다. 이때 용광로 밑에서 유입되는 열풍에 의해 코크스가 연소되면서 생 일산화탄소에 의해 철광석이 선철인 쇳물로 환원되는 것이다.




풀무
풀무는 화로 등에 바람을 불어넣는 기구이다. 금속을 제련할 때 공기가 부족하면 화력이 약해서 철을 녹일 수 없다. 풀무가 없었을 때에는 바람을 이용했다. 바람이 센 황무지에 용광로를 만들고, 바람이 센 시간에 철을 녹여내는 것이었다. 풀무에는 쇳물을 녹이거나 부엌에서 불을 지피는 풀무와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할 때 발로 밟는 풀무가 있다.










풀무의 원리




녹을 잡아라
생명체에 반드시 필요한 산소는 금속에게는 치명적인 해가 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부식이다. 부식이란 철이 녹스는 것처럼 금속이 산소 등과 반응하여 못쓰게 되는 것을 말한다. 철이 ‘녹스는’ 것은 철기를 사용에 따른 숙명적인 것이다. 철의 녹은 산화철수화물이나 철을 가열할 때 생기는 검은색의 막이다. 구리는 공기 중의 수증기나 이산화탄소에 의해서 녹색 혹은 청색의 녹청(동록, CuCO3·Cu(OH)2)으로 부식된다. 녹은 시간이 지나면서 금속 안으로 파고든다. 그런데 알루미늄, 마그네슘, 아연 등은 표면에 생긴 산화물 피막이 내부를 보호하기 때문에 녹슬지 않는다. 녹을 막는 방청 기술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금속과 산소와 접촉하지 않도록 보호 피막으로 처리하는 도장, 도금, 피복 등이다. 둘째, 스테인리스강처럼 철에 크롬 등을 첨가하여 합금을 만든다. 셋째, 철보다 반응을 잘하는 아연 등을 금속 표면에 도금하는 음극화 보호법을 이용한다.




음극화 보호
예를 들어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이나 기름 저장 탱크도 쉽게 녹슬기 때문에 철보다 반응성이 큰 마그네슘을 도선으로 연결한다. 여기서 마그네슘이 철보다 먼저 산화하면서 철관을 보호한다. 또한 배의 밑바닥에 붙인 아연 덩어리도 녹스는 것을 막는다.










알루미늄 막대가 붙어있는 철 구조물 / 위키피디아(http://wikipedia.org) (cc) Che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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