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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회 밑에는 무채를 왜 그렇게 많이 깔까? 목록

음식의 궁합

사람이 서로 만나는 데 인연과 궁합이 있듯,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 음식 또한 궁합과 상생관계, 반대로 상
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먹느냐」보다는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조상들은 「돼지가 새우젓을 먹으면 허리가 구부러져 결국 죽는다」며, 돼지가 먹는 음식물 통에 새
우젓을 절대 넣지 못하게 했다. 새우껍질의 주성분은 키틴이라는 단단한 고분자 물질이고, 새우젓은 고농도
의 소금이 농축된 식품이다. 고농도의 소금과 딱딱한 키틴질이 돼지의 소화력을 방해하여 돼지에 나쁜 영향
을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돼지와 새우젓이 상극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잔칫상이나 술상에 돼지고기가 오르면 으레 새우젓이 함께 나온다. 돼지고기는 단백질과 지방이 주성분이
다.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와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 리파아제가 부족하면 비장에 이상이 생겨 설사
를 일으키게 된다.

강력한 지방 분해효소인 리파아제를 함유한 새우젓은 기름진 돼지고기의 소화를 크게 돕는다. 또한 새우젓
은 발효되는 동안 대단히 많은 양의 프로테아제가 생성되어 소화제 구실을 한다. 돼지고기를 새우젓에 찍어
먹는 것은 소화력을 증진시키는 음식의 배합이다.

일본 사람들은 날것을 많이 먹는다. 어느 생선횟집에서든 생선회 접시에는 하얀 무채가 깔려 나온다. 사람
들은 생선회 양을 많아 보이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생선회 접시에 무채를 까는 것은 여러 과학적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가 무채의 항산화제 역할이다. 생선회
에는 우리 몸에 좋은 고도 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가 함유되어 있다. 이 생선지방은 산소와 궁합이 잘
맞아 육류지방에 비해 산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일단 산화하면 EPA와 DHA의 기능이 상실되어 몸에 해
롭다. 산화한 음식을 섭취하면 몸이 산화되고, 산화는 곧 노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무채에 듬뿍 함유된 비타민C가 바로 이 산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생선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미국에서는 생선회와 무채를 같이 먹도록 교육하고 있다.

부추의 물귀신 작전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잘 먹는 음식 중 하나가 된장국이다. 속이 안 좋을 때, 호박 등 여러 가지 야채를 숭
숭 썰어 넣고 끓인 된장국을 먹으면 속이 편안해진다.

된장국의 최대 특징은 짭짤함에 있다. 그런데 된장국의 짠맛은 과다한 나트륨의 섭취로 이어지고, 비타민A
와 비타민C의 부족을 초래한다.

이러한 결점을 완벽하게 보완해 주는 것이 부추이다. 부추의 최대 무기는 물귀신 작전이다. 부추에는 칼륨
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이 체내 흡수 과정에서 밖으로 배출될 때 나트륨을 함께 끌고 나가 나트륨이
몸속에 많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

콩을 원료로 하여 만들어진 된장에는 비타민A와 C가 없다. 따라서 비타민A와 C가 풍부한 부추를 곁들이
면, 된장에 모자라는 비타민A와 C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비타민A는 항암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
가 나오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된장국과 부추는 환상적인 파트너인 셈이다.

외국인에게 한국음식 중 무엇이 맛있냐고 물었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대답은 불고기다. 한국의 대표 음식
은 뭐니뭐니 해도 김치와 불고기인 듯싶다. 음식점에서 쇠고기 요리를 먹고 난 후식으로는 꼭 배가 나온다.
어떤 사람들은 비싼 쇠고기에는 배를 주고, 싼 돼지고기 삼겹살에는 사과를 준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
다.

쇠고기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함유되어 있는 배와 함께 사용하면 아미노산이 만들어져 고기가 연해지고 맛
이 좋아진다. 쇠고기 육회 등에 배를 채 썰어 사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후식으로 배를 먹는 것은 고기를
연하게 하여 소화흡수를 돕기 위함이다.

돼지고기를 먹고 난 후에 사과가 나오는 이유는, 돼지고기에는 지용성 비타민이 많고 사과에는 수용성 비
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관계로, 돼지고기에 없는 수용성 비타민을 보충해 주어 비타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함
이다.

입에 들어가면 그냥 소화되는 줄 알고 무심코 먹는 음식 하나에 이처럼 과학의 섬세한 손길이 닿아 있다.
지금껏 맛 때문에 음식을 먹었다면, 이제부터는 음식의 상생 궁합이라는 과학적 조화를 음미하면서 먹으면
어떨까. 과학으로 조화된 감칠맛이 느껴지지 않을까.

출처: 월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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