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사이언스랜드

전체메뉴보기 검색 과학상자

날씨로 세상을 읽는 반기성 센터장님 목록

조회 : 2059 | 2015-12-29

성함
반기성
전문분야
과학/공학 분야
직장직무
케이웨더, 예보센터 센터장
직업/업무
케이웨더 예보센터 센터장
경력
연세대학교 천문기상학 / 공군 기상전대장 / 한국기상학회 부회장 / 한국기후위원회 전문위원 / (현) 케이웨더 예보센터 센터장

취재 : 김동현, 이지연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공군 기상장교로서 일하시며 얻으신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의 자리에 계시며, 국방일보, 조선일보, 스포츠서울, 한국일보, 충청일보, 경인일보 등에 수많은 칼럼을 쓰신 반기성 센터장님을 찾아뵈었습니다. 하늘을 보며 세상을 읽어내는 지혜를 가진 기상예보 분야의 제갈량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거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LG사이언스랜드 독자 분들께 기상학, 기상예보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날씨예보는 기상학 중의 단순한 한 영역입니다. 순수 기상학, 응용기상학 등이 있고 최근 들어 경제, 우주, 건강 등의 분야와 연관되고 있죠. 어느 곳에서나 다 활용 될 수 있는 학문이에요.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최근 들어 증권사에서 투자분석가로 기상학자가 일하고 있다는 것이죠.

 

 

기상학자가 투자분석가로 일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증권 투자와 기상학은 카오스적인 측면에서 매우 닮았어요. 둘 다 매우 과학적이면서도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지 기상학을 전공한 증권 투자분석가들이 경제학 전공자보다 의외로 실적이 더 좋다고 그러더라고요. 이런 사례를 보면 기상학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죠(웃음).

 

 

기상학과 증권 투자분석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조합에 적지 않은 놀라움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그럼 센터장님께서는 어릴 때부터 날씨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으셨나요? 또 기상학을 평생의 학문으로 삼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에 관심이 있었지만 결정적이었던 것은 고등학생 때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한 사건이었어요. 이때 우주와 기상에 대해 관심을 크게 갖게 되었죠. 그때 천문기상학과(그때에는 대기과학과가 아닌 천문기상학과였어요.)를 찾아서 지원하게 되었는데, 천문학과 기상학이 같이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인 줄 알았지, 이렇게 완전히 다른 학문인지는 몰랐어요.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야 알았죠.(웃음)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대학교 때 수업 중 태양열 관련 수업이 있었는데, 이 수업 교수님께서 실제로 실험을 많이 보여주셨어요. 근데 이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두 학문 모두 좋았지만, 저는 실생활과 밀접한 기상학이 더 좋았어요. 그래서 기상학을 선택했죠. 정말 좋아하니 열심히 하게 되고 계속 탐구했던 것 같아요.

 

 

말씀하시는 순간의 해맑은 미소를 보니, 정말 기상학을 좋아하신다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공군에 오래 몸담으셨는데, 공군 기상장교를 하게 된 계기와 그만두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기상은 부유한 나라일수록 유망한 분야에요. 그런데 제가 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는 우리나라가 매우 가난했어요. 그래서 어느 날 친구들끼리 모여서 “우리끼리는 서로 경쟁하지 말고 각자 다른 분야에 가자”고 했고, 저는 그때 기상장교가 너무 멋있어보여서 군으로 가기로 했어요. 생각보다 거창한 이유가 아니죠?(웃음) 그만두게 된 건 특별한 계기는 없고 그냥 정년이 되었기 때문에 퇴직했어요.

 

 

기상 분야에 평생을 종사하시면서 수 많은 예보를 내셨을텐데 그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예보 일화가 있으신가요? 두 가지만 꼽아주세요.

 

무수히 많지만 두 가지만 꼽으라니 두 개만 말할게요.(웃음) 첫 번째는, 최근의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예보예요. 기상청에서는 눈이 온다고 예보하였고, 저는 안 오기 때문에 눈을 막을 휘장 없이 취임식을 진행해도 된다고 예보했죠. 취임식 며칠 전에 방송국에서 방송을 하는데, 기상청과 왜 다른 의견이냐는 질문을 받았죠. 그때 “같은 슈퍼컴퓨터에서 나온 결과로도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예보할 수 있다”고 대답했죠. 그리고 내가 말한 예보가 적중했어요. 기분이 좋았죠.

두 번째는, 군에 있을 때의 일이에요. 군에서는 매년 집중호우 때, 산사태, 감전 등으로 군인들이 평균 20명 씩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요. 하지만 제가 3년간 공군 예보책임자 였을 때는, 제 목숨을 걸 정도로 신중하게 예보를 했더니 사망자가 단 한명도 없었어요.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건, 비가 300~400mm 온다고 예보를 했을 때 기상청은 20~30mm 온다고 예보했던 적이 있어요. 주변의 모든 사람이 레이더에 구름도 안 잡히는데 저 때문에 군에 비상이 걸렸다며 나무랐지만, 저는 예보를 번복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결국 새벽에 비가 400mm 쏟아졌고, 군은 대비가 잘 돼있어서 단 한명도 죽지 않았죠. 이때 생명을 지켰다는 일이 매우 자랑스러웠어요.

 

 

대단하시네요. 그럼 센터장님의 예보는 기상청 예보와 어떤 점이 달라서 적중률이 더 높은 것 같으신가요?

 

공군은 예보를 하고 방송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휘관 앞에서 브리핑을 해요. 군작전은 날씨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공군은 예보가 잘못되면 엄청나게 혼나요. 박살이 나죠.(웃음) 이 때문에 예보를 한 번 할 때마다 목숨을 걸고 예보를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정확성이 올라가게 된 것 같아요. 공군에서 오래 일하면서 노력했던 나의 경험이 실력향상으로 이어졌고, 지금의 예보 적중률에 크게 도움이 되었죠.

 

 

기상청이 다른 전문 기관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평을 많이 듣는데, 기상이 정말 예측 가능한 분야가 맞는 것 인가요?

 

먼저 우리나라의 기상청의 역량은 절대 떨어지는 편이 아니에요. 인력을 봐도 박사 학위자 들이 매우 많고, 슈퍼컴퓨터도 있고, 최첨단 장비들도 많아요. 실제로 우리나라의 예보능력을 인정받아 동남아지역에 기상 기술을 전수해주기도 해요. 저는 우리나라 기상청의 수준이 기상 선진국이라 하는 일본, 미국, 영국 다음 순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미래를 예측하는 예보라는 것은 원래 불확실성이 있을 수 밖에 없어요. 전 세계에서 슈퍼컴퓨터가 발전해 온 이유가 기상예보 때문일 정도로 기상은 복잡하고 과학적이며 정확한 학문이에요. 하지만 카오스(Chaos)적인 요소 때문에 100% 맞추는 것은 원래 불가능한 거예요. 그래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 기상 예보자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기상청이 공공 기관이다 보니까 보직 순환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상예보가 이렇게 어려운 분야인데 보직을 3년, 길어야 5~6년 마다 교체하게 되면 전문성을 갖기에 너무 짧은 기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상예보에 평생 종사하신 분으로써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맞아요. 그럴 수 있어요. 한 분야에 오랫동안 있는 것이 좋은데... 이런 것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어요. 실제로 기상청에서 20년 이상 근무하신 분 중에도 예보 경력이 5년 이상인 분을 보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기상예보가 기상청에서 매우 힘든 보직에 해당되고 예보를 잘해봐야 본전인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피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기상 예보를 평생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요. 시스템이 바뀌면 참 좋겠지만, 이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전문성 측면에서 보면 옳지 않은 것이 맞아요.

 

 

우리 나라에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배출전망치 대비 37%줄이겠다고 발표를 했는데요, 이 37%라는 수치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기업에서는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니냐고 우려하지만, 전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 소비량을 줄여야 하는 것이 사실이고, 사실상 2도 상승을 줄이기 위해서는 60%를 줄여야 해요.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기업의 역량이 상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기후변화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하나의 사회적 트랜드에요. 유럽에서는 기업이 탄소절감에 관여하지 않으면 그 기업의 물품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곳이 늘어나고 있죠. 결국 기업들은 탄소배출권을 사오든지, 탄소배출량을 줄이든지, 어느 쪽으로든 탄소배출 감소에 기여해야만 해요. 그 중 가장 좋은 것은 혁신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죠. 이것은 당장은 뼈를 깎는 아픔이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기업에 큰 도움으로 다가올 거예요. 세계적인 강 기업들이 왜 아마존에 가서 나무를 심겠어요? 왜 리바이스가 물을 쓰지 않는 청바지를 개발하죠? (청바지를 만들 때 사용되는 물로 인해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가 나온다고 합니다.) 혁신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얘기죠.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주 짧은 시간에 세계 일류 기업이 되었고, 이 능력을 보아 탄소절감 노력을 한다면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더 세계적인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어요. 오히려 더 강하게 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웃음) 일본의 전자기기와 자동차 산업이 무너진 것을 보세요.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는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에요.

 

 

센터장님 저서 중 ‘날씨로 돈 버는 남자’에서 ‘날씨경영’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날씨경영’이란 무엇인가요?

 

말 그대로 날씨를 이용해서 경영에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해요. 실제로 대전에 있는 김밥 장사 아줌마를 예로 들어 볼게요. 이 아주머니의 김밥이 안 팔려서 가게가 망할 위기까지 갔었는데, ‘어느 날 날씨를 이용해서 차별화를 둬 보자’ 라고 생각했대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략, 비가 오는 날에는 기름진 김밥을 만들고 더운 날에는 오이를 넣어서 김밥을 만드는 식으로 차별화를 했다고 해요. 또 김밥이 덜 팔릴 것 같은 날씨에는 식재료 주문을 덜 하였고요. 이 결과로 손해는 줄이고 이익은 극대화하여 망하기 직전의 김밥집이 매출이 3배 이상 뛰었고, 최근에 2호점도 냈어요.

요새 기업에서도 날씨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날씨경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우리 회사만 봐도 1000개 이상의 기업에 날씨정보를 팔고 있어요. 좀 더 예를 들면, 블랙야크가 작년에 한파가 온다는 예보를 이용하여 매우 따뜻한 옷을 만들어 150억 이상 매출을 올렸고, 유니클로는 2009년에 추워진다는 정보를 얻고(그 당시엔, 이전 몇년간 겨울에 춥지 않았다고 합니다.) 히트텍을 개발해서 팔았어요. 또 가을과 겨울의 간절기가 길어진다는 예보를 이용하여 얇은 옷을 만들어서 1500만장 이상 팔았죠. CU 편의점의 경우에도 갑자기 비가 많이 온다고 할 때는 우산을 몇 백개 가져다 놓는 등 날씨를 정보를 이용하여 제품 주문구성을 바꾸고 있어요.

 

 

그럼 요새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날씨경영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인가요?

 

옛날보다 상당히 많이 인지하고 있죠. 요새는 건설회사, 의류, 식품, 유통업, 레져, 보험 등 대부분의 기업에서 날씨경영의 중요성을 알고 활용하고 있어요.

 

 

날씨경영이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럼 기상관련 산업에서 발전가능성이 높은 것을 꼽자면 어떤 것이 있나요?

 

삼성경제 연구소에서 미래 유망 직업 중에 기상 예보사를 뽑았어요. 저는 우리나라도 미국과 일본에서 기상 예보사가 인기가 좋은 것처럼 기상 예보사의 인기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봐요. 그리고 기후 쪽과 관련된 산업, 예를 들어, 물 산업, 식량, 전염병 산업이 발전 가능성이 높죠. 특히 메르스 등 의 신종 전염병은 모두 기후 때문에 생기는 병이에요. 그래서 기상분야는 앞으로 다른 학문과 융복합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의학과 기상이 융합된다면 굉장히 강력해 질 것이에요. 일본 기상회사들은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굉장히 어려운 길일 것 같지만 매력적인 것 같네요.

 

아뇨. 나는 이 길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요새 젊은이들을 보면 사고의 틀을 뛰어넘는 생각을 많이 하던데 그런 젊은이들을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문학 책을 내가 많이 보는데, 그 작가들을 보면 이 쪽 전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후에 대해 어쩌면 나보다도 나을 수도 있다는 걸 느껴요.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기상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나는 기상학이 매우 유망한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미래의 유망 직업으로 기상예보사를 뽑은 것에도 이유가 있어요. 우리나라의 발전은 미국과 일본의 방향을 따라가고 있고, 지금 미국과 일본의 기상학은 매우 위치가 높아요. 그리고 기후변화가 지금 점점 더 심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상 위험에 대해 대비하여 위기를 줄여야 해요. 앞으로 기온이 50년 동안에 3.5도가 올라간다고 해보면 일 년에 올라가는 온도는 별 게 아닐 수 있지만, 그 과정 중에 겪는 진통은 엄청나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가뭄, 폭염, 홍수 등의 기상 위험이 생길 거예요. 또한 기상학은 앞으로 다른 학문들과 융합할 가능성이 매우 커요. 앞서서 말한 것 처럼, 증권분야에서 기상 학자들이 일하는 것에도 이유가 있답니다. 도전하세요 여러분!

 

 

주제!
관련주제가 없습니다.
관련직업정보
기상연구원 천문 및 기상학연구원
관련 학과정보
대기(환경)학 천문·기상학과
사진올리기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