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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태학의 새 역사, 최재천 교수님 목록

조회 : 3630 | 2014-07-21

성함
최재천
전문분야
과학/공학 분야
직장직무
국립생태원, 원장
직업/업무
국립생태원 원장
경력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국립생태원 원장

취재 : 양민규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13학번 / LG사이언스랜드 객원기자)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최재천 교수님을 만나러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너무나 바쁘신 분이기에 인터뷰도 두 번이나 미뤄졌고, 현재는 서천에 있는 국립 생태원의 초대 원장직을 맡고 계시기 때문에 서울에서 3시간을 기차를 타고 가서야 비로소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방송매체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한 교수님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차를 탄 시간도 마냥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용산역에서 서천의 장항역까지 3시간 남짓, 내리자마자 국립 생태원의 넓은 습지와 이어지는 후문이 저를 반겨줍니다. 201310월에 개장한 국립 생태원은 동양 최대의 에코리움(Ecorium,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5가지 지역의 기후를 한 건물 내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본관에 다다르자 원장실에서 최재천 교수님이 저를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오후에 미국으로 출국 일정이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 없으시다는 듯 맞아주시는 모습과 멋진 말솜씨는 과연 보통이 아니신 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동물 행동학이라는 학문에 대하여 자세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최재천 교수님은 생태학 중에서도 동물 행동학을 전공하고 계십니다.)

식물은 뿌리를 내리고 한곳에 박혀서 사니까, 식물 행동학 이라는 학문은 없어요. 그런데 동물은 하도 돌아다니니까 동물을 관찰한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행동이죠. 동물이 무슨 행동을 하나,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까 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동물 행동학이에요. 인간은 인간대로 독특한 행동이 있고, 까치는 까치만 하는 독특한 행동이 있고. 과연 이 세상의 이런 동물들은 무슨 이유 때문에 어떤 역사를 거쳐서 그런 행동을 하게끔 변화되어 왔는지에 대해 공부하는 학문이라고 하면 어려운 말이고, 가장 쉽게 이야기하자면, 그냥 재밌기 때문에 하는 학문이에요.(웃음)”

 

 

구체적으로 생물학이라는 전공을 선택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나는 원래 생물학을 하려고 하던 사람이 아니에요.(웃음) 사실 의과대학 시험을 쳤다가 떨어져서 2지망으로 지원한 동물학과에 들어가서 할 수 없이 시작은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 나 좀 제대로 왔네?’ 하는 걸 어느 순간에 느끼게 되었어요. 원래 고향이 강릉이라서, 학기 중에는 서울에 있었지만, 방학이 되면 첫날부터 개학 전날까지 계속 강릉에서 놀았거든요. 쇠똥구리 한 마리 잡아서 손에 놓고 하루 종일 가지고 놀고, 낮에는 처마집 지푸라기를 들춰서 집을 짓는 쥐들을 보고, 삼촌들이랑 논병아리 둥지 틀러 다니고 그렇게 놀았어요. 서울에 와서 학교를 다닐 때도, 매일 그 생각만 했었지요. 그렇게 지내다 생각해 보니, 할 수 없이 들어온 동물학과인 줄 알았는데 그 학문이 어느 순간에 동물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것을, 그러니까 노는 학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워낙 노는데 일가견이 있어서, 너무 (동물학이) 마음에 들었고, 그 길로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웃음). ”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시고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하셨는데 이중 어려운 점이 있으셨다면 한가지만 꼽아 주실 수 있나요?”

잘못 이야기하면 자칫 잘난 척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해봅니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에는 노는 걸 워낙 좋아해서 공부를 제대로 열심히 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어머니 등살에 떠밀려서 억지로 했었죠. 그래도 정말 운이 좋게도 서울대까지 갔으니까 엄청 운이 좋았죠(웃음). 그런데, 미국에 간 순간 내 삶이 완전히 변했어요미국에서 굉장히 좋았던 것은 한국에서는 노는 것으로 밖에 비치지 않았던 동물학이라는 학문이 진짜 학문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거에요. 그 전에는 억지로 하던 공부였는데, 재미있어서 하는 공부를 처음으로 하게 되었어요.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는 공부가 있지? 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나 스스로가 바뀌어도 너무 바뀌어버린 거에요. 그래서 사실은 미국 생활이 별로 힘들진 않았어요. 오히려 한국에서의 삶이 나에게는 더 힘들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어려운 점도 많이 있었죠, 언어의 문제도 있었고. 미국에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연구실의 한 친구와 친해져서 매일 같이 영어를 배웠는데, 이 친구가 미국의 웨스트 버지니아 지역(미국 남부 지역) 출신이라서 미국의 사투리를 그대로 배우게 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외국인이 나보고 남부지역 출신이냐고 물은 적도 있었어요.(웃음) 마치 부산 사투리를 사용하는 외국인 있잖아요. 누구죠? (그러자 교수님 비서가 하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요 하일! 미국의 하일이 되버린거야.(웃음)”

 

 

최재천 교수님은 해외에서의 활동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시지 않으셨던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고, 계속 할 수 있는 곳이 미국이었기에 그러셨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셔서는 모교인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의 교수님으로 계시다 2013년부터 국립 생태원의 초대 원장직을 맡으셨습니다. 교수님께 국립 생태원은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도 여쭈어 보았습니다.

 

 

 국립 생태원에 대하여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국립 생태원은 새만금 간척 사업에 대한 일종의 대안 사업으로 시작한 곳이에요. 비록 대안 사업이긴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 이런 기관이 생겼다는 것이 참 대단한 일이고요. 국립 생태원은 상당히 복합적인 기관인데, 이곳은 연구, 교육, 전시의 3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어요. 대전에 가면 연구단지들이 많죠? 그곳은 연구만 하는 곳인데, 이곳은 사람들이 구경할 수 있게 하는 전시의 기능도 갖춰야 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태학에 기반을 둔 환경교육을 실시해야 하기도 합니다. 국립생태원은 이 연구, 교육, 전시 3가지를 모두 해야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막중한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이 3가지가 잘 융합되면, 상승작용을 이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이 곳에는 동양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에코리움이라는 멋진 전시관이 있고, 한번 오게 되면 5개 기후를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답니다. (에코리움에는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이 있습니다.) 멋진 전시물이 준비되어 있으니까 와서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만금 사업은 서천 바로 아래에 있는 군산에서 진행된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많은 토지를 확보하였지만 동시에 환경을 파괴한다고 하여 많은 지탄을 받은 사업이기도 합니다. 국립생태원의 시작은 새만금 간척 사업의 대안 사업이었지만 지금처럼 멋진 결과물이 탄생하였기에, 최재천 교수님은 대한민국의 생태학에 대해 밝게 내다보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국립 생태원의 초대 원장으로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많은 힘을 써주시고 계신데요, 혹시 이곳에서 일어났던 특별한 에피소드를 알 수 있을까요?”

이곳은 서울에서 올 때, 최소 3시간 20분이 걸리는 곳이에요. 부산도 비행기 타고 1시간, 제주도도 비행기타고 1시간이면 갑니다. 그런데, 3시간이 걸려야 오는 이곳. 정말 외진 곳에 있어서, 잘 만들어 놓아도 사람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어요. 심지어 조류독감 파동으로 약 3개월 정도 문을 닫기도 했고요. 문을 연기간이 4개월이 안 되는데, 그 동안 무려 5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방문했어요. 주말에는 2만명 가까이 오고 있으니, 일단은 성공한거죠? 국립 생태원이 시작하자마자 많이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였다는 점이 뿌듯하답니다.”

 

아까 국립 생태원에는 연구, 교육, 전시의 3가지 기능이 있다고 하셨는데, 혹시 이곳에서 진행중인 연구 프로젝트를 알 수 있을까요?”

아직은 우리가 연구 시설이 다 갖춰지지 않아서 특별히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그러나 환경부에서 추진중인 연구를 위탁 받아서 하는 위탁연구를 계속 국립 생태원에서도 진행 중이랍니다.

이제 2014년 후반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할텐데, 크게 두 가지를 하게 될 것 같아요. 첫번째는 지구에는 왜 이렇게 다양한 생물들이 존재하는가를 연구하는 생물다양성 생태학이고, 두 번째는 기후변화가 어떻게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입니다.”

 

마지막으로, 생물학을 공부할 미래의 과학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생태학이 앞으로 학문 중에 최고로 중요한 학문이 될 것이다 라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생태학이 없으면 인류가 힘들어 질 것이다 라고는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 우리나라 기자가 미국의 유명한 생태학 교수에게 생태학이 환경 등의 다양한 위기에서 우리를 구해줄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을 했어요. 그러더니 그 교수가 조금 난감해하다가 이런 답변을 했어요. “생태학 하나로는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러나 생태학이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말이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생태학이 지금보다는 좀 더 중요한 학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나도 예전에 서울대학교를 다닐 때 (동물학과에) 잘못 들어왔다고 생각했다가 생각이 바뀌었죠. 대학원 시절, 그 당시에는 동물학과라고 했었는데,(현재는 동물생명공학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어감도 안 좋고 그 당시에는 완벽하게 최하위인 학과였어요. 그때는 학과를 지망제로 선택하였는데, 매번 5지망인 학생들만 지원하는 거에요. 그래서 우리과 교수님들이 홍보를 해서 학생들을 모집하자고 하셨고, 교수님들 보다는 그래도 말재주가 좋은 대학원생인 저에게 해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사람들에게는 분석을 할 수 있는 분석력과 그 결과를 종합하는 종합력이 있다. 분석력만 갖춘 사람은 다른 학문을 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종합력을 갖춘 사람들은 종합 과학인 생물학에 도전해라.”라고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그때 무려 15명이 동물학과에 지원을 하게 된거에요. 그 때 들어온 사람들이 거의 전부 대학 교수가 됐는데, 전부 감언이설이었다면서 저한테 투덜거려요.(웃음) 그런데 그 사람들, 지금 이 학문을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후회는 하지 않아요. 나는 여러분들에게 똑같은 얘기를 해주고 싶어요. 생물학은 쪼개고 쪼개서 연구하는 환원주의(복잡하고 추상적인 사상이나 개념을 단일 레벨의 더 기본적인 요소로부터 설명하려는 입장)적인 학문이 아니에요. 세포를 보더라도 세포만 보면 그것을 이해할 수 없어요.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학문이고, 어떻게 보면 가장 재밌는 학문일 수 있어요. 그래서 생물학에 한번 도전해 보시라, 분석력과 종합력을 다 갖춘다면, 지금 이 기사를 보고 있는 과학도들이 멋진 생물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터뷰가 계속 미뤄져서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멋진 휴대용 스탠드까지 선물로 받고, 친환경 전기자동차로 에코리움까지 이동한 다음에 5000원을 내야 관람할 수 있는 에코리움을 무료로 둘러볼 수 있는 특권도 받았습니다. 에코리움은 동양 최대라는 말답게 거대했고, 환상적이었습니다. 5개 기후를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정말 자신이 진심으로 즐기고 계신 학문을 하고 있다는 점이 제게는 너무나 감명 깊게 느껴졌습니다. 기차를 타고 왕복 6시간이 걸렸던 최재천 교수님과의 만남이었지만, 얻은 것이 너무 많아, 그 긴 시간이 결코 아쉽게 느껴지지 않은 인터뷰였습니다.

 

 

 

 

 

 

 

 

 

 

 

 

학력 및 약력

 

1977

 

1982

 

1990

 

1990~1992

 

1992~1994

 

1991~2006

 

2006~

  

2008~

 

2013~

 

 

서울대학교 자연대학 동물학 학사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생태학 석사

 

미국 하버드 대학 생물학 박사

 

미국 하버드대학 전임 강사

 

미국 미시건 대학 교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기후변화센터(Climate Change Center) 공동대표

 

국립 생태원 원장

 

 

 

수상 약력

  

1989

 

2000

 

2004

 

2012

 

미국 곤충학회 젊은 과학자상

 

제1회 대한민국 과학문화상

 

제 37회 대한민국 과학기술 진흥훈장(도약상) 

 

환경재단 10주년 Green Planet Award

 

 

 

저서 약력 

 

1999

 

2011

 

2011

 

2014

 

2014

 

2014

 

<개미제국의 발견> - 사이언스북스

 

<과학자의 서재> - 명진출판

 

<통섭의 식탁> - 명진출판

 

<자연을 사랑한 최재천> - 리젬

 

<다윈지능> - 사이언스북스

 

<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 꿈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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