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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에서 미래를 보다 목록

조회 : 888 | 2010-06-03

성함
유영제
전문분야
과학/공학 분야
직장직무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직업/업무
유 교수는 서울대 효소 및 환경생물공학 연구실에서 효소 공학을 연구하고 있다. 효소는 생물의 대사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연구실은 효소를 개량하고 활용해 유용한 소재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경력
한국생물공학회, 한국공학교육학회 회장 역임, 국경 없는 과학기술 연구회 회장직을 맡아 연구 수행 중.
QST : '독창성'과 '우수성'은 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연구의 본질과 방향을 나타내는 단어.
ANS: 파블로 피카소의 ‘거울 앞의 소녀(1932)’를 보면 몇 가지 특징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사람과 사물을 기하학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보이지 않는 한쪽 얼굴을 묘사하면서 거울에 비친 또 다른 자아를 그려내는, 이른바 입체적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그림은 피카소 화풍의 특징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내면의 세계까지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독창성과 우수성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미술에서와 같이 과학 및 공학 분야에서도 ‘독창성’과 ‘우수성’ 두 단어는 연구의 본질과 방향을 나타낸다. - ‘이공계 연구실 이야기 (동아시아, 유영제 지음)’ 중


QST : 이공계 연구실 이야기 책을 쓰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NS: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유영제 교수의 저서 ‘이공계 연구실 이야기’를 보면 “연구는 피카소다”라는 말이 나온다. 피카소 그림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로 평가받는 요소들이 연구과정에서도 똑같이 요구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런 유 교수의 연구실을 둘러보니 두꺼운 책과 흰 가운 외에도 군데군데 그림들이 눈에 띈다. “제가 그림에 관심이 좀 많습니다. 연구를 잘 하기 위해서는 과학 지식도 중요하지만, 예술에서부터 사회 문제까지 세상사에 두루 관심을 둬야 합니다. 책도 그런 면에서 펴낸 것이죠. 제가 몸담고 있는 생물공학 분야의 이야기가 많지만 연구의 본질적인 면은 어느 분야든 동일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이공계 후학들이 연구에도 도움을 얻고 좀 더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기를 바랐어요.”


QST :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ANS: 유 교수는 서울대 효소 및 환경생물공학 연구실에서 효소 공학을 연구하고 있다. 효소는 생물의 대사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 소화를 도와주는 아밀라아제나 빨래를 할 때 쓰는 세제도 일종의 효소다. 연구실은 이러한 효소를 개량하고 활용해 유용한 소재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QST : 효소란 무엇인가요?
ANS: “우리 생활에서 효소가 쓰이는 곳은 다양합니다. 효소를 이용해 바이오 에너지를 만들고, 화학 소재로 사용하며, 고분자 물질을 만드는 데도 씁니다. 또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어요. 과거에는 자연에 있는 효소 중에 좋은 효소를 찾아서 썼어요. 그런데 이제는 성능이 좋은 효소를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우연히 얻는 게 아니라 이론적으로 계산해서 설계하는 것이죠.” 효소는 온도가 높아지고 pH가 변하면 약해지는데, 높은 온도나 pH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효소, 유기 용매에서도 활성을 유지하고 더 높은 활성을 갖는 슈퍼 효소를 개발하는 것이 효소 공학의 꿈이다. 효소 공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1970년대까지는 자연에 있는 좋은 효소를 발견하는 데 주목하다가, 최근에는 효소 유전자를 무작위로 바꿈으로써 좋은 효소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등장했다. 그러다가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점차 더 많이 이해하게 되면서, 이제는 효소를 직접 설계하기에 이른 것.


QST : 효소 연구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ANS: 그럼에도 아직까지 효소를 이론적으로 연구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만큼 어려운 분야란 뜻이다. 유 교수의 연구실은 성능 좋은 슈퍼 효소를 만드는 연구를 20년간 해오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박사과정 연구원 5명을 포함한 석박사과정 연구원 12명이 국내외 여느 대학 연구실에 비해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유 교수는 효소 연구에 ‘환경’이라는 21세기의 키워드를 도입했다. 과거에는 환경 문제도 토목공학적으로 접근했으나 최근에는 생명공학기술(BT)로 해결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환경 문제를 세포 수준, 분자 수준으로 접근해 미생물 안에서 일어나는 효소 작용을 기술화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QST : 연구실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요?
ANS: “환경은 모든 분야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입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효소를 통해 환경 보존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물속에 질소화합물이 많으면 그것이 부영양화를 일으켜 물을 오염시키는데, 미생물을 투입하면 질소화합물을 분해할 수 있습니다. 이 메커니즘 안에는 효소 작용이 있습니다. 벤처 회사와 함께 그러한 효소를 개발해 실용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뿌듯한 성과 중 하나죠.”


QST : 21세기는 BT가 전면에 나서는 시대!
ANS: “20세기 후반이 반도체, 통신, 컴퓨터와 같은 정보기술(IT)이 주도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BT가 전면에 나서는 시대가 되리라 예상합니다. 아직 산업체가 많지 않아서 당장 일상에 활용하기엔 부족하지만, 우리가 앞서서 산업을 일궈간다는 보람이 있어요.” 적은 연구비와 부족한 여건에서 효소 개발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해외에 나가서 연구발표를 하고, 또 해외 대학의 연구원들이 연구를 수행하러 오는 세계적인 연구실이 됐다. BT의 산업적인 가치도 커져서 장래는 더욱 밝다. 그러나 아직 일반인이나 청소년에게 BT는 어려운 분야로 인식되는 게 사실이다. 유 교수는 BT를 레드, 그린, 화이트의 세 가지 색상에 빗대어 쉽게 설명한다. 레드 BT는 의료, 의약 분야와, 그린 BT는 식품, 농업과, 화이트 BT는 친환경 에너지 소재와 관련돼 있다는 것.


QST : 언제부터 생물공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ANS: “중학교 생물 시간에 DNA를 배우고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생물반에 들어가서 바이러스에 대해 배우면서 생물공학을 전공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대학을 마치고 8년간 회사를 다니다가, 단 한 번뿐인 인생인데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연구에 뛰어들었어요.” 그렇게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고 생물공학의 연구를 해온 지 벌써 25년째. 그동안 150편이 넘는 연구논문을 써내고, 한국생물공학회, 한국공학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활발한 대내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국경 없는 과학기술 연구회’를 발족하고 회장을 맡아 뜻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QST : 국경 없는 과학기술 연구회는 어떤 일을 하나요?
ANS: “과학은 우리 사회와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국경 없는 과학기술 연구회는 전 세계 65억 인구 중 가난한 25억 명을 위한 과학 기술을 연구하는 모임입니다. 식수원이 오염돼 몇 백m 떨어진 곳에서 물을 길어 와야 하는 지역의 사람들에게 최신 정수기는 쓸모없습니다. 적은 에너지로도 물을 정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죠.”


QST : 과학자에게 중요한 것은 비판적인 사고(critical thinking)!
ANS: 유 교수는 연구원들에게도 사회과학적인 소양을 기르고 넓은 시야를 가지라고 항상 강조한다. 그리고 1년에 한두 차례는 오페라를 보거나 미술 전시회를 보러가게끔 한다. 맡은 연구에 집중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자신을 돌아보고 평소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볼 기회를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끔씩은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자유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단 주어진 시간을 그저 나태하게 보내는 게 아니라, ‘비판적인 사고(critical thinking)’를 해야 하죠. 생물공학 연구를 하며 인류를 위해 일하고 싶었던 저에게 지금의 ‘일’은 일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인생이 즐겁습니다.”


QST : 고수의 비법전수
ANS: 과학적 호기심은 공부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탐구활동, 전람회 관람과 같이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접하자. | 글 | ·사진 이종림 기자ㆍljr@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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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공학기술자 세포유전학연구원 생명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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